통제

2009. 3. 2. 11:03읽든지 말든지

지난 주말, 출발 비디오여행(제목이 확실하진 않습니다. 아무튼 신작 영화, 신작 DVD 광고해주는 프로그램. 재미있죠)을 보고 어김없이 클럽박스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이번에 볼까? 하고 생각했던 건, 미쓰홍당무, 007 퀀텀오브솔러스, 그리고 미트 데이브입니다. 꼭 다운로드 받아서 보려고 했던 건 아니고... 아무튼, 검색을 통해 찾아내어 다운로드 받으려고 했더니, 미쓰홍당무의 경우 영문 제목이 "Crush And Blush" 더군요. 대충 찾은 파일명은 이거였습니다. "미쓰 홍당무.Crush.And.Blush.2008.DVDRip.XviD.AC3.5.1CH-4RiLLa.avi  (700.6MB)"

해당 링크를 클릭하고, 다운로드 받으려는데... 한동안 단속이 심해서 저작권 문제 때문에 삭제된 파일이라는 메세지가 떴었죠. 그런데 희한하게도 바로 뜹니다. 클릭해 보았더니, 그린파일? 인가 하며 저작권료를 지불하도록 뜨더군요. 다른 검색을 통해 아무리 뒤져 보아도 모두 저작권료를 물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예전에 저작권 시비를 피하기 위해 "ㅎㅗㅇㄷㅏㅇㅁㅜ" 또는 "ⓜⓘⓢⓢⓗⓞⓝⓖⓓⓐⓝⓖⓜⓞⓞ" 이런 식으로 파일명이 되어 있어도 그린파일 이라는 게 뜨면서 저작권료를 물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정확한 가격은 모르겠지만, 대략 건당 2,000원의 저작권료가 걸려있는 듯 했습니다. 어떤 클럽박스 운영자의 경우에는 파일명에 'ㅆㅂ 그린파일 되버렸네 제초제를 뿌리든 해야지' 라는 설명까지 붙여놓은 게 보였습니다. 뭔 소린가 했더니, 그린파일로 지정된 파일은 파일의 앞 부분에 새싹 모양의 아이콘() 붙는데요, 그것 때문에 "제초제" 어쩌구 하신 듯 합니다. (그런데, 그 개개인이 dvd 에서 ripping 한 수고에 대한 건 보상해 주지 않나 봅니다. dvd/영화 제작사들은 굳이 파일 따로 안 만들어도 저작권료를 100% 가져가겠네요.)

결국, 미쓰 홍당무를 dvd 를 무료로(불법적으로?) 받아보는 건 실패했습니다.

제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통제 방식이 어떤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은, 잘 하고 있다. 라는 생각입니다. 기존에 어디더라? 불법 영화, 음악 등에 대한 공유를 신고하는 전문 사이트가 생길 정도로 뭔가 통제받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의 사적인 이득을 취할 목적 없이 파일을 공유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를 신고하는 저작권 파파라치들은, 본인들은 다운로드 받아서 영화 등을 보면서(신고하는 사이트 신고 제도가 그렇습니다. 다운로드 프로그레스 캡처, 다운로드 한 파일 플레이 하면서 캡처 이런 이미지들을 올려야 신고가 제대로 접수됩니다.) 신고하고 소정의 이득을 취하는 통에, 정말 사적인 욕심 없이 파일 공유를 했던 분들이 큰 피해가 있었거든요. 모르겠습니다. 정권이 바뀌면서 인지, 올해부터 티스토리에 음악 파일을 올리는 것도 관리자 로그인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음악을 다운로드 받을 수도, 들을 수도 없도록 해 놓았잖아요. 제가 그 쪽 업계에 있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공유 사이트, 블로그 사이트 등등에는 나라에서 뭔가 강력한 통제를 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듯 합니다.

아무튼, 이런 식으로 우선적으로 통제를 하게 되니, 치사하게 신고해서 돈 받아 챙겨먹는 파파라치(음파라치, 영파라치라고 하더군요)들이 발 붙일 곳이 적어지게 되었고, 그런 저작권 관련 음원인 줄 모르고 그냥 좋으니 니들도 한 번 들어볼래(봐 볼래)? 하던 분들도 뜬금없이 "사이버 범죄 수사대"에 불려가는 일도 적어질테니까요. 사실, 티스토리에 올린 음원도 여차저차 강제로 공유할 수는 있습니다. 그건, 정말 통제를 벗어나 적극적으로 위법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기 때문에 정말 경찰서에 불려가도 할 말 없게 되겠지요.

이게 써 놓고 보니 뭔 소리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담배도 마찬가지에요. 담배를 여기저기서 못 피우게 하고 길거리에서 어린이들로부터도 "NO, NO, NO, NO" 라는 말을 듣게 만들지 말고 차라리 마약류로 지정해서 제조/판매도 못하게 해 버려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저도 흡연을 하지만, 가끔 담배를 끊고자 며칠 안 피우다가도, 길거리 가게에서 쉽게 3천원이면 담배랑 라이터를 살 수 있는 현실에서 담배 태우는 사람들한테 뭐라뭐라 하는 건 좀 억울해요. 차라리 담배를 피우는 건 위법(그렇게 되면 제조/판매도 위법이 되겠죠.)이다. 라고 해 버리면 다 속 편한 거 아닙니까. 담배 이야기는 그냥 그냥 덧붙인 겁니다.

앞서 이야기 했지만, 이러한 우선적인 통제가 과연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작권 관련한 음원/영화 파일의 공유는 저런 식으로 또는 티스토리의 식으로 사용자가 (불법임을 알고 있음에도) 강제로 어떤 수단을 취하지 않는 한 먼저 통제해 버리는 것은 괜찮은 방법이다라는 겁니다.

사족:
  • 담배는 계속 제조/판매는 해야겠네요. KT&G 의 주희정 선수는 계속 보고 싶거든요. 더불어 KT&G 직원들은 어쩌라고...
  • 이렇게 영화/음악에 대한 통제가 강력해지면, 공CD, 공DVD 의 판매량이 늘 것 같아요.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받은 파일, 잘 보관하고자 하는 의지가 커지겠지요.
  • 기존에 올린(티스토리에) 음원들이 먹통이 되는 바람에, 유튜브 영상으로라도 대체 해야 하는지 고민중입니다. 그러고보니, 저작권을 갖고 있는 분들은 mp3 는 안된다 하면서, 뮤직비디오 같은 건 올려도 뭐라 안 하시는 것 같네요. 기술이 발전해서, 그런 동영상의 음질이 mp3 를 따라잡게 되면 어떻게 하실건지 좀 궁금합니다.
  • 그동안 모은 클럽박스 포인트는 야동 보는 데에만 사용해야 하는지... ㅠㅠ
  • 찾았어요! 영파라치, 음파라치 신고 사이트 시네티즌 - 하... 이 사람들, 이제 클럽박스의 조치로 인해 (코묻은) 돈벌이가 좀 줄어들겠네요. 신고하면 만원인가 주는데, 실제 뜯어내는 돈은 수십만원. 만원 뺀 나머지 돈은 다 먹는... 좀 나쁜... (이런 거 쓰면 또 명예훼손이 되려나..)
짤방은 저 위에 그린파일 아이콘() 올렸지만, 그래도... 강철체력! 올 시즌 MVP에 도전한다! 주! 희! 정! 참 좋아하는 선수입니다.(출처 :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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