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정리

2009. 5. 25. 10:25읽든지 말든지

속상합니다.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쓰려고 해도, 우선적으로 나오는 말은 결국 속상합니다. 이거네요. 앞서 포스팅에서 이야기했던, 책임질 사람이 있겠지만... 아니면, 노무현 대통령님의 서거로 인해 마음 한 구석이 찔릴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스스로 지지자임을 자처하는 저 조차도, 지지한다 말만 떠들어대면서 정작 대통령님께 힘을 실어주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가 되고 부끄러울 정도이니 말이죠.

노무현 대통령님의 서거 소식을 주말을 맞아 병원에 갔다가 보게 되었는데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어서 병원 로비에 비치된 PC로 구글 검색을 좀 해 보았습니다. 그 시점에는 "서거"라는 단어 대신에 "사망"이라는 단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검색어는 단순하게 "노무현 사망" 이것으로 검색을 했드랬죠. 검색 결과의 상위에 김동길 교수의 발언이 나와있더군요. 아니, 발언이 아니고 이명박에게 바란다 인가? 아무튼, 직접 쓴 글, 자살이라도 해야 할 것이다 라는 식의 글. 그 당시에는 설마 대통령님이 돌아가셨을까 하는 생각에 다른 기사를 찾다 지쳐 다시 TV를 보았는데, 대통령님 서거에 대한 관련 포스팅을 할 때에 그 글(김동길 교수의)이 생각나서, 이 분을 좀 까는 글을 쓸까 하다가, 아... 이런 식으로 누군가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세우는 글을 썼다가는 또 다른 비극의 시작이 될 수 있겠다 싶어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저녁 즈음에는 역시나 김동길 교수를 책망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더군요. 김동길 교수..님, 아주 오래전 국민학교 때에는 좋아했습니다만, 언젠가 부터는 이상한 이야기를 많이 하셔서, 아니, 이상한 이야기를 한 게 아니라면, 제가 점점 노빠가 되어가서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그 분의 말씀은 좀 황당하다 싶을 정도로 눈쌀이 찌푸려지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대통령님이 돌아가신 것에 대한 슬픔과 그렇게 만든 이들이 누구인가, 색출해서 어쩌고 해야 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의 기사와, 그에 주르륵 달리는 댓글도 그렇습니다. 서로간에 진보 진영이든 보수 진영이든지 간에 서로 상대방의 관점에 대한 기사와 댓글에 대해 아웅다웅 다투는 모습을 노무현 대통령님도 바라진 않으실 것이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좋아도 미워도 모두 우리나라 국민인데, 자칫 잘못하다가는 국론분열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됩니다. 노사모 회원님들의 분노는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이나 국무총리, 국회의장의 조문을 막고, 청와대에서 보낸 조화를 짓밟는 것으로 우리들의 분노를 표출하는 건 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러한 노사모 회원님들에 대해 "이래서 노빠는 어쩔 수 없어" 이 정도는 양호한 편에 속한다 쳐도, 고인이 되신 대통령님에 대해서까지 뭐라고 개소리, 뻘소리의 댓글을 다는 또라이 새끼들이 있는 건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검찰은 노무현 대통령님에 대한 수사는 종결한다 하더라도, 이번 사건에 관련된 인사들에 대한 수사는 더더욱 철저하게 해서 무엇이 진실이고, 벌을 받아야 할 사람이 있다면 벌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여권 인사이든 노무현 대통령님 측의 인사이든지 간에 지금까지 보여줬던 여론몰이식(사실, 그 동안은 검찰이 노무현 대통령님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끔 궁지로 몰아간 건 사실이잖아요.) 수사가 아닌, 공정한 수사를 해 주었으면 합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서로 싸우지 맙시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노무현 대통령님을 추모해야 할 때 입니다. 슬퍼해야 할 때 입니다.
특집 뉴스 등에서 대통령님의 생전 모습, 연설하시는 모습을 보니 다시 볼 수 없음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속상합니다.

추모 서명 게시판 (Daum 아고라 입니다. 싫은 분들은 클릭하지 마세요.)

노무현 전 대통령님 대선 출마 연설 (이런 웅변가를 다시 볼 수 있을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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