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 편하게 술도 못 마시나

2009. 9. 1. 16:02읽든지 말든지

경찰(x) 정수근(x) 주점(o) 주인 및 알바의 말에 따르면,
신고 주점 업주, "정수근, 난동은 없었다"(종합) - 조선닷컴

다른 기사를 좀 더 찾아보면 말이죠,
경찰에 따르면, "정수근이 난리를 피운다" 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고, 가 보니 정수근은 없었고, 신고를 한 주인은 상황이 정리되었다고 말했다고도 나오고, 정수근은 이에 대해, "술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며, 어떤 기사에서는 알바들이 퇴근하려는데 정수근이 술에 취해 잠이 들어 일어나지 않아 깨우다 지쳐 경찰을 불렀지만, 경찰이 도착할 때 즈음해서는 대리운전 기사를 불러 차를 타고 집으로 갔다고 합니다.(제가 쓰고자 하는 이야기가 이 부분)

정수근 선수. 제가 야구는 잘 보지 않지만, 예전에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익살맞은 모습을 보였고, 아주 어릴 적엔 OB(현 두산) 팬이었기 때문에 좋게 보고 있었는데, 작년 음주 폭행 사건 때문에 큰 실망감을 안겨준 사람 입니다. 이번 난동사건(?)의 경우엔 뭐 다음날 경기도 있는 선수가 그렇게 취하도록 음주를 한 것은 잘못되었다라는 생각은 드는데 말이죠, 어느 쪽이 거짓을 말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는 것이지만, 일단 어느정도 제대로 된 판단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난동까지는 부리지 않았어야 하고, 또 더 나아가서 생각이 깊다면, 아예 작년의 그 일을 계기로 술을 끊었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말이죠, (쓰고보니 바보같은 글이 되어버렸습니다. 이게 뭐니...)

sleeping
sleeping by tinou bao 저작자 표시

주점. 최근에 어느 주점엘 갔습니다. 막걸리와 모둠전 등을 파는 곳이라 나이든 분들도 꽤 있었는데, 어느 50대 중 후반 정도 돼 보이는 아저씨 한 분이 혼자 앉아 술을 드시고 있었어요. '음... 저 아저씨 뭔가 사연이 있어보이네...' 하는 생각 잠깐 하고 그냥 잊고 술 마시고 있는데, 제가 어느정도 알콜 기운이 올라왔을 때 즈음, 그 술집에 경찰이 스윽- 들어오는 겁니다. 저는 그냥 저 경찰들 근무중에 배가 고파서 뭐 밥이라도 먹으러 왔나보다 했는데, 아까 그 아저씨 자리로 가는 겁니다. 보니까, 주점 테이블에 엎드려서 잠을 자고 있는 듯 했습니다. 경찰들은 그 아저씨를 깨워서 데리고 나가더군요. 사실, 그 주점이 그렇게 특출나게 맛있는 안주를 파는 건 아닌데, 바깥에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되었습니다. 뭐, 다른 손님을 받기 위해 혼자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아있는 손님이 싫기는 싫겠지만, 그 장면을 보는 순간부터 술맛이 똑- 떨어졌습니다. 그 아저씬 난동을 부린 것도 아니었고, 경찰이 오기 전 까지 저와 일행들은 그 아저씨가 자는 것도 몰랐을 정도로 종업원들이 적극적으로 깨운 것도 아니었거든요. 졸지에 그 아저씨는 일단 파출소에 가게 되었거나, (자신보다 훨씬 어린) 경찰들의 훈계를 듣고 귀가해야 하는 처지가 된 거죠.

장사도 좋지만, 좀 너무한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 이 글 보시는 해당 업종 종사자분들, 그런 일 안 당해보면 말을 마라 뭐 이런 말씀 하실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봐도, 다음 손님을 받기 위해(돈을 더 벌기 위해) 쫓아내는 것으로밖엔 안 보였습니다. 그리 늦은 시간도 아니었고요. 음.. 쓰고 보니 주점 업계 종사자 분들의 좀 반발이 있으실 것 같아 좀 덧붙입니다. 종종 일어나는 막무가내 취객들 때문에 고생하실 거라는 생각은 드는데요, 일단, 제가 보았던 그 상황에서는 그러한 주점 직원들의 대응이 좀 미숙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겁니다. 제가 술을 좋아하는 데, 주점 분들께 뭐라 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저도 한 때 술 취하면 잠자는 버릇이 있었는데, 맘 상하는 일 당하지 않으려면 술 마실 땐 졸지 말아야겠어요.
그냥 그렇다고요.

정수근 선수는 그런 전력이 있는 분인데, 포도밭에서는 갓 끈도 고쳐 묶지 말라고, 일단 경기 전 날 주점에 간 것 자체가 잘못한 거라고 생각은 합니다. 이 글은 그냥 떠 도는 기사를 보다가 생각이 나서 쓰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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