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와 회식

2009. 9. 3. 11:27읽든지 말든지

아... 글 쓰기 전에 잠깐이나마 언급할 건 언급하고. 정말 슬픈 일입니다.
고 장진영님의 영면을 기원합니다. 정말 아름답다라고 생각되는 몇 안되는 배우 중 한 분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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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흥미유발성 기사(사실상 내용은 쓰잘데기 없는)를 보았습니다.
김구라, MBC 엄기영사장에 당당 요구 “우리도 회 사달라” - 뉴스엔

라스(라디오스타를 줄여서 이렇게 부르더군요)는 개인적으로 참 재미있게 보는 프로그램(코너?) 입니다. 언젠가부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한 가지 컨셉으로 죽- 가는 것 외에 MBC황금어장처럼 무릎팍도사/라디오스타 이런 식으로 전혀 연관이 없는 각개 코너로 진행되는 걸 많이 봅니다. 사실상 인지도 등에서 라디오스타가 무릎팍도사보다 뒤떨어지기는 하지만, 조금 윽박지르는 컨셉의 강호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언젠가부터는 무릎팍도사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이 뭔가 변명 내지는 홍보 어쨌거나 자신의 이미지를 좋게 하기위해 출연하는 듯 하여 잘 안 봅니다만(안철수씨나 한비야, 이외수씨 등의 비 연예인의 경우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라디오스타는 그냥 툭툭 던지는 독설과 스스로들 망가지는 모습을 보는게 그냥 생각없이 즐거울 수 있어서 챙겨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조금 밤 늦게 하기 때문에 꼬박꼬박 챙겨보진 못합니다.) 김구라의 막말이나 기타 진행자들에 대한 좋지 않은 여론이 있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저는 "어쨌거나 보면 즐겁잖아!" 라는 의견입니다.

원래 쓰려던 거에서 좀 이야기가 옆길로 빠졌는데요, 저 기사 내용은, 라디오스타가 시청율에서 선전하고 있다 하여 엄기영 사장이 PD에게 식사대접(회)을 했는데, 정작 중요한 자신들은 왜 안 불렀느냐, 그냥 법인카드 한 번 내 주시면 맛있게 회를 사먹을 용의가 있다 라는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이게 사실 저들이 MBC직원들이라면 함부로 할 말은 아니었겠죠. 깎아내려 말하자면 계약직, 좀 멋지게 말하면 프리랜서이니까 그런 말을 할 수 있었겠죠.

어쨌거나, 제가 과거에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 법인카드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팀에서 회식을 가게 되면 팀장님이 부팀장급 직원에게 "법인카드 받아왔어요? 갑시다!"하는 말을 들었고, 그 카드를 들고 나가서 1차 먹고 귀가하려는 팀장을 붙잡고 "법인카드 좀... 헤헤..."하는 좀 윗 직급의 직원을 보고는 '와... 저거 들고다니면서 이것저것 먹으면 돈 걱정도 하지 않고 좋겠구나! 나도 나중에 짬이 좀 되면 들고 다닐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이 법인카드를 들고 나가면 생기는 문제점도 꽤 있습니다. 제 입사초기, 그러니까 2000년대 초반에는 회식하러 가면 무조건 꽃등심을 먹었습니다. 후식은 냉면도 먹고 싶고 밥도 먹고 싶으니 냉면, 밥 그냥 머릿수대로 쫙 깔고 결국엔 고기도 남기고 밥도 남기고. 흠.

요즘, 주변에서 어렵다 어렵다 하시는데, 제 경우엔 그냥 월급 잘 나오는 회사에서 특별한 매출에 대한 걱정 없이 다니고 있기에 조금만 절약해서 쓰면 되는데 뭐가 어렵다는 건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확실히 달라진 걸 느끼게 된 건 회사 회식에서였습니다. 언젠가 부터, 꽃등심은 커녕 저가 소고기집의 갈비살조차(사실, 진짜 좋은 갈비살은 비싸지만, 여기서 이야기 하는 건 대략 12천원, 13천원 정도하는 저가 갈비살 이야기임) 꿈도 못꾸는 분위기가 된 겁니다. 무조건 삼겹살 아니면, 회사에서 나오는 저녁 먹고 간단히 치킨이나 골뱅이에 맥주 몇 잔 끝. 거기에 더해, 언젠가 부터 회식 할 때 이 법인카드를 제공하지 않는 겁니다.(아, 물론 회사 전체 회식이나 사업부 전체 회식 등 규모가 큰 경우엔 나온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직원들 돈 십시일반 모아서 먹는 건 아니고요, 어쨌거나 그 자리에 간 가장 직급 높은 직원이 자기 카드로 긁고 월말에 경비 청구하고, 약 한달여를 기다려 지급받는 방식이 된 겁니다. 그것도 비싸게 먹으면 뭐라 잔소리를 듣기 때문에, 비싸게 먹은 경우엔 계산할 때 나눠서 계산하고 회사에 청구하는 비용 외엔 본인의 돈이 들어가는 때도 있어요. 저도 이제 어느정도 짬이 되어, 가끔 밑에 직원들 데리고 나가서 먹게 되면, 덜덜덜~. 때로는 청구하기 귀찮거나, 회사 자금 사정이 좀 좋지 않다라는 소문이 있거나 하면 괜스레 눈치가 보여 청구도 하지 못하고 그냥 제 용돈 한 뭉텅이가 쑥- 빠질 때도 있고요.

쓰고보니, 뭔 소리를 쓴건지. 망한글.
요약 :
1. 그래서 난 아직 우리회사 법인카드를 구경 못 해봤다.
2. 요즘 좀 어렵긴 어렵구나.(아니면 소고기 값이 많이 올랐나? 그건 아닌 것 같고...)
3. 회사돈이라고 마구 쓰진 맙시다.
4. 그런데, 법인카드는 서명날인 할 때 그냥 자기 이름 쓰는 건가요?

사진은 기사에서 대충 내용을 알 수 있게 부분부분을 캡처해 놓았길래 그냥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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