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가르기와 언론에 대한 판단

2008. 4. 8. 13:47어설픈 시사

이번 삼성특검에 대한 주변에서 들리는 이야기와,
지금까지 들어왔던 정치적인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내 경우에는, 일단, 굳이 편가르기를 한다 했을 경우 어느 쪽에 붙느냐 하면...
김용철 변호사의 편이며, 임시적일지도 모르지만 노빠이기에 통합민주당의 편인데.
가만 들어보면 약간 패턴이 비슷한 게 나온다.
(지극히 주관적인 분석이다.)

좀 쉽게 가기 위해
노빠 or 김용철 or  민주당 or 민노당 등등 = 좌파
朴빠 or 李빠 or 삼성 or 한나라당 = 우파
이렇게 정의한다라고 치면,

좌파 측이 우파를 까 댈 때에는, 주로 사람을 가지고 까댄다.
즉, 소속이나 출신 성분 등등 보다는 그 사람이 과거에 이러이러한 짓을 했거나,
현재 이러이러한 삽질을 한다 등등.
"저 새낀 5공시절 공안 검사였잖아..."
"돈(Money)지랄 하잖아..."
"성추행이나 하고 말이야..."

반면, 우파 측이 좌파를 까 댈 때에는,
괜히 그의 고향이라든가, 조상의 빨갱이 전력이라든가 그런 걸 가지고 까대는 것 같다.
"저새끼 전라도 출신이라서 그래...(전라도 출신은 배신을 잘해)"
"광주일고 출신은 앞으로 삼성엔 입사도 못 할 거라는데..."
"광산김(光山金:김용철 변호사가 광산김씨이다)씨는 다 좆된겨..."
"부모가 빨갱이래..."

우선 내가 전라도 사람은 아니라서,
종종 주변에서 "전라도 새끼들은 안돼..." 하는 말을 듣기 때문에 어릴 적 부터 괜히
전라도 사람은 죄다 건달, 빨갱이, 친해지지 말자...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러한 어른(?)들 조차도, 즉, 노태우/김영삼이 대통령에 당선되던 그 당시 대선에서는
전라도에서는 슨상님 슨상님 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저 새끼 대통령 되면 좆되는거야, 바로 적화통일 된다니깐..." 였는데,
막상 영삼이 다음 선거 때에는 김대중을 찍더라니까
(뭐 적합한 인물이 따로 없다 하는 핑계를 대지만, 그 만큼 김대중의 포스를 느꼈겠지...)
전 대통령인 노무현 때에는,
"어라? 이거 빨갱이 맞는데, 갱상도 사람이네??? 워쩐댜???"
이러는 거다.(경상도 사람이라 그나마 경상도에서 표를 얻었을라나? 혹시 경상도 사람이라 한나라당 후보인 줄로 안 거 아냐? 이거 좀 나중에 연구해 봐야겠다.)

어른들을 설득하는 건 어렵고,
또한 노무현 대통령 시절 하도 "니도 노무현 찍었지!!!" 하고 갈굼을 많이 당해서 잠자코 있었는데,
최근, 친척 어르신 한 분이 2MB 의 장관 지명(무슨 단어를 써야지?)을 할 때
부실한 애들이 나온 이유가, 청와대 컴퓨터의 데이터를 노무현이가 모두 지우고 가버려서
인물에 대한 분석이 어쩌고 부족했다... 하는 말씀을 하시길래,
"그게 아니라, PC의 패스워드를 2MB 대통령이 몰라서 그러셨답니다. 정말 데이터 다 지우고 튀었으면
조선일보에서 졸라 지랄하지 그렇게 한토막 기사 따위로 냈겠습니까..."

라고 한 마디 해 드렸더니, '이 새끼 이거 빨갱인가??' 하는 눈빛으로 슥 보시더니
아무 말씀 없으시더라.
괜히 또 졸라 혼날까 잠깐 움츠렸다가, 기본적인 말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한 나는 덧붙여,
"그러게, 언론(조선일보라고 콕 찝어 말씀드리고 싶었지만)을 접하실 때에,
상대방 측의 언론도 한번은 보시고 곰곰히 생각해 본 뒤에 무엇이 옳은 것인가를 판단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 얘기가 확실한 것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제가 접한 양 쪽 이야기는,
이 쪽에서는 노무현이 시스템을 망가뜨리고 갔다 하고, 저 쪽에서는 패스워드 어쩌고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판단은 직접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대화 종료.

다시 한번 느낀 점. 백화점 상품권 때문에, 난,
"이기려면 적을 알아야 한다."라는 개풀 뜯어먹는 논리로 조선일보를 받아 보고 있는데,
걔네들, 참 재미있는 집단이다.

쓰다보니 조선일보 깠네. 그럼 나는 조까?
강금실 전 장관의 명언이 생각난다.
"코메디네 코메디야... 호호"

잡설,
바쁜 와중에 글 쓰는 내가 참 기특하다. 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