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폰 EV-W100 VS. EV-W270

2008. 9. 24. 11:54읽든지 말든지

먼저, 저는 비전문가임을 밝혀둡니다.
각 폰에 대한 전문가 리뷰(리뷰라기보다는 광고같은)는 다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V-W100
EV-W270

2000년도부터 KTF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솔직히 말해서 잘 터지는 SK텔레콤을 사용했지만, 괜시리 그 당시에는 KTF = KT 라는 생각, 즉, 공기업 제품이다라는 생각에 좀 더 좋지 않을까, 그리고 MHz(메가헤르쯔) 주파수를 사용하는 셀룰러 보다는 GHz(기가헤르쯔)를 사용하는 PCS 가 대세가 될 것이다라는 전문가적이지 않은 생각으로 KTF 로 옮겨타게 되었는데요, 그렇게 하다보니 장기고객 할인도 되고, 웹사이트도 익숙해져 버려서 괜히 통신사를 옮기게 되면 골치아파질까봐 작년까지 2세대 KTF를 잘 사용해 왔습니다. 그렇게 사용하던 동안에는 SK사용시 애니콜 1개, KTF 사용시 애니콜 3개(어떤 폰은 4년 정도 사용했으니 요즘 폰 바꾸기하는 거 보면 참...) 이렇게 사용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에 지금 기회에 3G 폰으로 전환신규를 하게 되면 저렴하게 폰을 구입할 수 있다 하여 2만원인가? 주고 폰 교체를 하게 됩니다. 공짜폰으로 구매하신 분들도 많지만, 저는 이상하게도 약간 돈을 주고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부가서비스 없이 찾다보니 그렇게 된 듯 합니다.

EV-W100 EV-W270

왼쪽이 EV-W100, 오른쪽이 EV-W270

삼성 애니콜 신봉자였지만, 그 동안 주변에서 사용하는 에버폰을 눈여겨 보던 때였습니다. 일단 천지인 한글 입력이 되는 것이 아... 좀 저렴한 저 제품으로 옮겨가도 괜찮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기 때문에 주저없이 에버의 최초 3G 폰인 EV-W100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2.2 인치의 QVGA 화면. 화면은 쨍~ 하게 맑았으며, 외장 메모리를 끼워놓고 어디 기차여행이라도 갈 때면 영화도 보고... 블루투스로 음악도 듣고... 신기한 영상통화도 하고... DMB 폰을 많이들 구입하지만, 전 그런 기능까지 필요치 않았기 때문에 라고 하면 비겁한 변명이고 아무튼 저렴한 맛에 사용하게 되었는데요, 처음 사용한 에버폰의 만족도는 굉장히 높았습니다.

단, 한 가지 단점이 있었습니다. 휴대폰 카메라. 다른 슬라이드 폰은 슬라이드를 열었을 때에 휴대폰 카메라 렌즈가 노출이 되어 사진 촬영을 하게 되어 있었지만, W100 모델의 경우, 그냥 노출이 된 상태라 휴대폰 카메라 렌즈 부위에 금이 가서 제대로 된 사진이 나오지 않는 겁니다. 디카가 있기는 하지만, 들고다니기 귀찮고, 가끔 돌아다니면서 동영상 촬영도 하고, 사진도 찍고 하는 재미가 쏠쏠했기에 급 우울하던 차에!!!!

쇼킹스폰서의 전화를 받게 됩니다. 노예계약(아시는 분은 아시겠지요, 12개월, 24개월 의무 사용조건)을 하면 새로나온 미러폰 EV-W270 모델로 교체해 드려용~. 하는 전화를 말입니다.

사람은 좀 신중해야 합니다. 당구를 좋아하진 않지만, 가끔 치러 가면 직장 동료들은 저를 돈 대주는 사람으로 취급하고요, 친구들과 칠 때에는 돈 대주는 사람으로 생각할 뿐만 아니라 신중하게 당구를 치지 않아 짜증난다... 라는 핀잔까지 줬습니다. 아무튼, 신중하지 못한 내 성격이 원망스러웠던 것이 이번 폰 교체 건이었습니다.

제목은 W100 과 W270 의 비교글인데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우선, W100 에 비해 W270 이 가진 장점이 있다면,
1. 디자인이 예쁘다.
이건 남자인 제겐 오히려 단점일 수 있겠으나, W100이 좀 투박하긴 합니다. 그리고 하얀색 폰을 좋아하는 분들은 W100 은 하얀색 제품이 좀 레어 모델인데, W270은 모두 흰색. 아 씨바 단점인가?
2. 특정 기능으로 거울 기능.
이거... 별 쓸모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여자분들에게는 좋겠네요.
3. 투폰 기능.
영업사원 등 업무적으로 전화 받을 일이 많은 분들에게는 좋을 듯 싶어서 장점으로 넣었습니다.
4. 폰카가 슬라이드를 닫았을 땐 숨어있다.
폰카 렌즈가 깨질 두려움이 좀 줄었습니다.
5. 자동로밍이 W100에 비해 좀 범위가 넓다.
이건 좀 상관 없는데요, 아마 구입할 때 스펙을 좀 찾아봤는데, W100 의 경우 몇 개 국가에서는 자동로밍이 안된다는 걸 본 듯 합니다. 기술적으로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습니다.
6. 작다.
W100에 비해 좀 작습니다. 단점인가요?


다음, W100 에 비해 W270 이 가진 단점이 있다면,
1. 셀프카메라 기능이 없다.
셀프카메라. 남자라서 잘 안 찍게 될 줄 알았는데, 어디에선가 매 달마다 한 장씩 셀프 사진을 찍어서 몇십년간 걸쳐 찍은 사진을 주르륵 올려놓은 어떤 외국인 사진을 보니 찍고, 이발 기념으로 찍고. 또, 전 결혼한 사람입니다. 연애하시는 분들도 그렇겠지만, 간혹 와이프랑 사진을 찍게 되는데, 있던 게 없으니 상당히 불편하더군요.(불편해서 이젠 안 찍습니다.)
2. 동영상이 QCIF 다.
굉장히 실망이 크고 놀라웠던 사실입니다. 어떻게 S/W 업그레이드로 QVGA 로 돌릴 수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합니다. 이젠 영화보고 그런 거 못합니다. 아, 뭐 볼 수는 있지만, 워낙 해상도가 낮아 만족도가 떨어집니다. 액정은 QVGA를 지원하는데 동영상은 그게 아니다... 라니 정말 이해가 안 갑니다. 카메라 렌즈가 다른 것도 아니고... 허허 허허 허헛 허허... * QCIF VS. QVGA
3. 블루투스 기능이 없다.
자주 사용하지 않았으나, 이 때문에 갖고 있던 블루투스 헤드셋이 무용지물이 되었고, 기능이 없다는 것 자체로서 대실망
4. 벨소리가 매우 작다.
벨소리가 작아서 안 들립니다. 아무리 크더라도 요즘은 다 볼륨 조절 기능이 있어서 조절이라도 할 수 있었지만, 이젠 최대로 키워놓아도 잘 들리지 않습니다.
5. 리듬믹스벨 미지원.
리듬믹스벨, 즉, 멜로디와 같은 박자로 쿵짜작 쿵짝 하면서 진동이 오는 벨 지원이 안됩니다. W100 에서는 이 벨소리로 즐겁게 전화를 받았는데... 실망이 큽니다. 대신에 진동+벨 기능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6. 충전잭이 표준(24핀)이 아니다.
앞으로는 다 그렇게 되겠지만, W100은 표준 충전잭이라 그냥 아무대나 들고 다녀도 충전, 데이터통신을 할 수 있었는데, 이건... 뭐... 다른 회사 핀과도 맞지 않고... 정보통신부에서 하루빨리 표준을 정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다시 24핀 표준으로 다 되돌릴 순 없는 건가요...
7. 화면이 작다.
W100 이 2.2인치, W270 이 2인치 화면입니다. 전 0.2 인치(약 5mm정도)가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일지 몰랐습니다. 화면 정말 작습니다. 정말정말정말.
8. 내장메모리가 20메가 정도 적다.
이건 뭐 실망스럽긴 한데, 외장메모리로 어찌어찌 대체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W100 모델은 80메가, W270모델은 60메가 가량인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결론
장점을 써 놓았지만, 불쌍해서 억지로 구색 맞추기로 끼워 넣은 내용들이 대부분입니다. 마치, 펜티엄을 만들고, 좀 저렴하게 셀러론을 만든 것 같은 느낌입니다. 버전 숫자는 높아지는데(100->270) 여러가지 기능은 빼 놓았습니다. 외장재도 좀 싸구려틱하고요. 미러폰이 내세우는 미러는 거의 쓸모없고, 투폰기능은 왜 넣었는지 모르겠고... 아무튼 노예계약기간이 끝날 때 까지는 잘 사용해야겠지만, 계속해서 W100 이 그립고, 에버폰에 대한 생각이 긍정에서 부정으로 바뀌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EV-W100 사용하시는 분들, EV-W270 으로 교체하실 생각이시라면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꿔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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