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이야기

2008. 9. 26. 17:20읽든지 말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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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매주 M25 를 보고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모르시는 분은 모르기에 약간 덧붙이자면, 그냥 지하철 역에서 무료로 배포되는 주간지 입니다. Metro 와 같은 신문은 매일 배포되지만, 이건 매주 목요일에 배포됩니다. 이런 무료 신문, 잡지의 경우 듣보잡 기사를 여기저기에서 끌어와서 조합하여 기사를 내는 경우가 많은데, M25 역시 그런 기사가 없진 않지만, 꽤나 많은 양의 컨텐츠를 직접 작성하는 듯이 보입니다. 또한 얇은데다가 저와같이 기사 뿐만 아니라 광고면 보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괜찮은 잡지 입니다.

사실 전 출/퇴근을 무료로 하기 때문에(걸어다닌다는 얘기 입니다.) 이 잡지를 접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회사 직원에게 M25 새로 나올 때 마다 한 권씩 갖다 주세요... 라고 말한 뒤로 꼬박꼬박 가져옵니다. 아. 착하다... 라고 생각을 했는데, 좀 더 고민을 해 보았더니, 나라면 직장 상사가 뭐 좀 해 줘요. 하면 그건 좀... 싫은데요 라고 쉽게 말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그 직원에게 좀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 성격이 말이죠, 예를 들어 제가 "봉팔씨는 제가 이런저런 지시할 때 좀 꼬운가요?" 라고 물어본다면, "아... 진실된 답변을 원하신다면 제가 좀 말하기 껄끄럽습니다." 정도의 대화가 이루어 질 겁니다. 뭐 그 정도 관계라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이젠 M25를 더 이상 가져오지 않아도 된다... 라고 말하려고 하다가, 그냥 그대로 두려고 합니다. 그만큼 M25는 제게 좀 재미 있습니다.

서두가 길었는데요, 이번 08년 9월 25일자의 한 섹션을 보면, "인터넷 서핑할 시간에 독서하라"라는 주제의 글이 있습니다. 요즘은 좀처럼 책을 읽지 않는 저는 기분이 약간 나빠지면서 핑계거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찾기 시작한 지 몇 초도 안되어 핑계거리를 찾았습니다. 아, 내 입장이 업무시간엔 M25를 들춰보지도 못하는 구나. 직장 분위기 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회사, 제 업무의 경우는 하루 왠종일 PC 앞에 앉아서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는 직업인데요, 그러다보니 신문을 펼쳐 보거나, 책을 본다거나 하는 경우는 참 보기 드뭅니다. 그래서 이렇게 인터넷 서핑을 합니다. 굳이 트집을 잡은 겁니다. "인터넷 서핑할 시간이 있으면" 이라면 "인터넷 서핑할 시간이면 인터넷 서핑밖에 못해요..." 라고 변명한다 이겁니다. 한 가지 더 발끈한게, 지난 주말에 좀 들춰보다 만 소설이 있는데, 어제 저녁에는 참 재미있게 반 정도까지 읽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인터넷 서핑을 좋아하는 나지만, 어제 저녁엔 책도 좀 읽었는데, 괜시리 대상도 없으면서 "왜 나한테 그래!!!" 하면서 혼자 발끈한 것이지요.

어릴 적에는 책을 많이 봤습니다. "읽었습니다." 라고 쓰지 않는 것은, 그 당시에는 다독(多讀)하는 것이 좋은 것인 줄 알고 내용을 스르르륵 하고 전체적인 내용 파악만 되면 책을 다 읽은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만화책도, 만화책을 보는 것은 그림체도 보고 그러면서 봐야 하는데, 그저 텍스트만 좔좔좔 읽습니다. 그래서 몇십권 되는 만화책은 금방 보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지금도 글을 쓸 때에나 말을 할 때, 내용은 어찌어찌 머리속에 구상이 되는데 표현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젠 머리통 좀 굵어졌다고 진지하게 독서를 하려고 하면, 머리가 아픕니다. 문장 이해력이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요??

끝으로, 저기 저 M25 에서는 고전, 즉 오랜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명작이라고 인정받은 문학서적들을 주로 읽어라 라고 하는 데요, 맞는 이야기 입니다. 주변에서 보면 "성공을 위한 00가지 어쩌고", "성공한 사람은 어쩌고", "시간관리 0계명", "부자 오빠되기", "김대리는 단타 매매로..." 이런 식의 제목이 달린 처세술, 재테크 관련 서적을 너무나 많이 보고, 추천하고, 인용하고... 당연히, 인생에 있어서 성공도 중요하고 돈은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감성이 풍부해져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버티면 버티어지는 것이고 버티지 않으면 버티어지지 못하는 것"(소설 남한산성에서 인용) 이렇게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만드는 문구는 처세술 관련 책에서는 볼 수 없기 때문이지요.

퇴근하면 읽던 책 마저 읽어야겠습니다.

덧붙여, 요즘 읽다가 포기했지만, 언젠가는 완독하려 하는 저같은 놈 에게 매우 힘든 책...
톨킨의 반지전쟁(반지의 제왕)은 정말 읽기 어렵습니다. 몇 년째 첫번째 권에서 헥헥거리고 있습니다. 등장인물도 늘어남에 따라 점점 헷갈리고요... 반지전쟁을 읽기 전에 이것으로 읽는 연습을 해야겠다 해서 붙잡은 게 또 세르반테스의 돈끼(키)호테 인데요... 이건 반 정도 읽었습니다. 번역본이라 이해력이 더 떨어지는 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원서를 읽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해외 고전문학을 읽기란 어려운 것 같습니다.간혹, 원서의 내용은 어떠어떠한데 이건 번역이 잘못되었다 라고 지적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직접 무언가 번역본 작업을 해 본 일이 없는 분들은 그런 거에 대해 열폭하며 지적하는 건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전체를 다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부분부분을 지적하는 것이라는 것 자체는 좀 쉬운 일이거든요.

요즘 살살 읽어보는 책들입니다.
각각의 이미지는 예스24에서 퍼왔습니다.
정말 반지전쟁과 돈끼호테는 재미있게 잘 읽었다는 사람이 많은데, 저한테는 수면제 같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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