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겠습니다. 정말.

2008. 10. 24. 14:58읽든지 말든지

코스피 시총, 10월 한 달간 249조 증발

미치겠네요 정말.
참 그동안 초연한 척 자동차, 연예인 이야기나 정치권 이야기를 낄낄거리며 썼는데요, 펀드 때문에 아주 죽을 맛입니다. 작년 이맘 때에는 2005년 부터 넣던 적립식 펀드가 수익율이 거의 100%까지 근접하면서 하루하루가 즐거웠고, 그 때문에 들떠서인지 연말에는 거치식 펀드에 목돈을 넣었거든요. 뭐 빚 내어 넣은 건 아니니(아, 모기지론 대출은 좀 있습니다. 그나마 그건 고정금리여서 천만 다행) 정말 죽을 맛을 느끼시는 분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 이지만, 작년 말에는 있던 돈과 적립식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차나 바꿔볼까 하는 생각까지 하다가 꼴에 좀 검소해 보자고 해서 아아 명박씨가 대통령이 될 게 뻔히 보이니 주가가 그가 말한 3000은 좀 무리라도 대략 2500까지는 오르지 않을까 해서 그거 믿고... 올 초에 조금씩 깔짝깔짝 떨어지는 거 보여도 그동안 벌어놓은 적립식 하나 믿고 그냥 참을성이 있는 놈이 승리한다라는 생각에 참아왔는데, 오늘 드디어 그나마 한자릿수 수익율이 나오던 적립식도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그걸 보니 정말 열이 확-.

현 정권을 비난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짜피 우리나라는 미국의 한 주(州)만도 못한 존만한 나라이기에 미국에서 터지기 시작한 문제라고 보고요, 현 정권이 좀 선방했으면 했지만, 아무튼 마구 무너져버리고 있습니다. 미국이 저래 무너질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최근 TV에서 미국의 주택 구입에 대한 다큐 비슷한 프로그램을 유심히 봤는데요,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가관이더군요. 돈이 한 푼도 없더라도 자기 집을 가질 수가 있다고 합니다. 대충 내용을 말씀드리자면, 미국애들은 대학 갈 때부터 학자금 대출로 학비를 감당하고(이건 뒤에 말씀드리겠지만 이것도 다 꼬리에 꼬리를 물어 이렇게 되는 거랍니다.), 대학 졸업하면 그냥 대출 신공으로 집 사고, 차 리스해서 차 끌고 다닌답니다. 그게 미국 애들이랍니다. 물론(예전에 어떤 분이 '물론' 이란 걸 자주 사용하지 말라 하셔서 좀 쓰기가 꺼려집니다만), 일부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괜히 우리나라 경제가 파탄나니까 미국 애들에게 트집을 잡는 방향으로 방송이 나간 것일 수도 있지만 말이죠, 아무튼간에 미국에서는 집값이 20만불이라면, 공식적으로 그의 80%, 즉 16만불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제가 미국 생활을 하는 게 아니고, 또 그 쪽으로 자세히 알진 않지만, 방송에서 그랬다는 이야기 입니다. 혹시 이 글 보시고 댓글로서 바로잡아 주실 분 있으시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런데 나머지 4만불을 내 돈으로 내느냐, 그게 또 웃긴게 약간의 편법을 사용하면 4만불 도 그 구입한 집을 담보로 또 대출 받을 수 있다고 하니, 결국 내 돈은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집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또한 워낙 땅덩이가 넓고, 우리 부모네가 그렇게 해 왔으니 차도 한대 4,000cc 짜리 리스나 할부로 떠억. 그렇게 모든 걸 은행에서 꾸어다가 사고(금리도 엄청 낮다고 하더군요), 은퇴할 때 까지 계속 그거 이자, 원금 값아가며 사는 게 걔네들 패턴이라고 합니다. 결국 내 집이 진정 내 집이 되는 건 5~60대가 된 은퇴시점이라는 거죠. 그렇다 보니 앞서 언급했듯이 애들이 대학 갈 때에 우리나라의 중산층처럼 부모가 어떻게 돈을 마련해서 학비를 대 주는 것이 아니라,(스스로 아르바이트 등으로 학비를 감당하시는 훌륭한 분들도 많지요.) "나도 대출 받아서 공부하고 집 마련했어 이젠 니들이 알아서 해라." 라고 하는 거랍니다. 정말 웃기지요. 예전에는 미국의 이런 방식(학생 스스로 일해서 학교간다고 알고 있었죠. 대학 정도 가게 되면 거의 대출을 받는 건데..)이 선진국의 방식이다 하며 와아- 했는데 말이죠. 아무튼, 이렇게 돌고돌고 돌던 돈이 결국 우리나라에서도 문제인 부동산 때문에 터진 겁니다. 이렇게 쉽게 내 돈 안 들이고 저리의 대출로서 집을 구매할 수 있다라하면, 부동산으로 재미를 본 사람들은 계속해서 집을 사고 집값 오르면 팔고... 뭐 이렇게 나가겠죠. 그렇게 이게 잘 돌아가는 것 처럼 보이다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 주택공급 과잉 이게 터진 겁니다. 그러다 보니 대출 받아서 산 집 값이 좀 오르면 팔아서 돈 좀 벌자 하던 사람들이 다 됐어요 가 되어 버리고, 대출금 갚을 길은 막막하고 이런 것 때문에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문제가 발생한 것이지요.

대출. 이거 말 나왔으니까 하는 이야기 인데요, 예전에 친척 어른 중에 저에게 심각한 표정으로 이런 말씀 하시더군요. "어떤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줄 알아?" 이 분은 좀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을 말한다거나 하면 졸라 까대고, 자기 주장을 관철시키는 스타일이라, 뭐 깊이 생각 할 것도 없이 "저는 잘 모르겠는데요, 어떤 사람들이 부자가 되나요?" 하고 여쭈었습니다. 이런 답변을 해 주시더군요. "남의 돈 끌어다 쓰는 사람이야." 이러는 겁니다. 원래 좀 고깝게 생각하는 분이라 웬만한 말씀에는 별로 동의를 하지 않는데, 은근히 맞는 말 같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절친한 친구분한테 목돈을 빌려줬다가 떼어먹힌 일이 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더더욱 이해는 갔지만...

잡설이 길었습니다만,
우리나라가, 아니, 우리나라 경제가 망할까요? 맨 서두에 썼듯이 정말 미치겠습니다. 로또라도 구입해야겠습니다.

이런 멋진 집 샀다고 좋아하다가...

덧붙임 : TV 프로그램은 기억이 안 나고요, 예전에 읽었던 포스팅에서도 참고한 글입니다.
뉴욕에서 의사하기 :: 미국 은행에서 무이자로 돈을 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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