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이에게 친절한 서비스업체들

2008. 11. 11. 09:48읽든지 말든지

블로그를 통해 네비를 고치다.

링크 따라 들어가 보시면 이미 알고 있던 분도 있으실 것이요, 아니면 대략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짐작을 할 수 있으실 겁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쪽이나 저쪽이나 피해가 갈 수 있는 일이라 좀 그래서 대략적으로 생각만 해 주시길 바랍니다.

신용카드가 있습니다. 여기저기 어쩔 수 없이 만든 카드들도 몇 장 있지만, 주로(90% 정도) 사용하는 카드는 단 한장 입니다. 그런데, 특정 포인트 적립 때문에 연회비를 꽤 내야 하는 카드 입니다. 초회년도 연회비는 다른 카드들 처럼 면제가 되었었고요, 그 다음해 부터는 꼬박꼬박 연회비를 내고 있었습니다. 한 5년 정도 사용하고 있던 중 작년 어느 날, 굳이 연회비 내면서 (어짜피 카드를 사용하게 되면 사용처의 금액에서 몇 퍼센트는 자기네가 다 가져가면서) 그 포인트 때문에 이 카드를 유지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고, 다른 연회비 없고(뭐 1년에 50만원 이상 사용하면 다음해 연회비 면제. 이 정도면 면제라고 봐야죠.), 다른 꽤 괜찮은 포인트를 주는 카드도 있는데, 그래 이 참에 이 카드를 없애버리자. (사용하지 않는 카드 중에는 한 때 이슈화 되었던 하나은행의 마이웨이 카드도 있었거든요.) 하는 생각이 들어 수화기를 들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이웨이 카드 - 연회비도 없고, 혜택이 많지만 지금 현재는 발급 중지.
(저 카드번호 의미 없는 거니까 이상한 생각은 금물!!)

나 : 안녕하세요? 카드 해지 하려고요.
상담원 : 무슨 일로 그러십니까?
나 : 연회비가 부담이 되어서요.
상담원 : 연회비 면제해 드리면 계속 사용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나 : 아... 뭐... 그럴까요?

의도했던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까지 제가 좀 어수룩 했습니다. 연회비가 없다면, 굳이 나한테 필요한 포인트를 주는 카드인데 없앨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알았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연회비를 면제 받았지요. 그런데 올해에는 제가 좀 악해졌습니다. be evil. 요 며칠 전에 전화를 했습니다. 이번엔 단도직입적으로 연회비를 면제해달라 얘기를 하려고 해지 부서가 아닌 다른 상담 부서로 전화를 했지요.

나 : 연회비 면제해 주시면 안되나요?
상담원A : 아, 연회비 때문에 카드 사용이 불편하시단 말씀이십니까?
나 : (호오 이것봐라?)네...
상담원A : 연회비를 면제해 드리는 부분은 카드 해지 담당 부서에서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연결해 드릴까요?
나 : 아, 네...
(잠시후)
상담원B : (전화 연결되자마자) 소주랑 고객님, 연회비 때문에 카드 사용이 불편하셨다고요? 그럼 불편함이 없도록 바로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내년 연회비는 청구되지 않으실 겁니다. 뭐 다른 불편사항은 없으십니까?
나 : 네.. 감사합니다.
상담원B : 읏흥. 네 감사드립니다. 내년 이맘때나 내후년 초에 연회비 때문에 불편하시면 또 전화 주시고요...(이건 뭥미???)

그대는 언어의 연금술사 (특정 인물과 관련 없습니다.)


대화 끝자락에... 연회비 면제를 또 처리해 드리겠으니 전화만 달라... 라는 분위기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연회비가 간단한 절차로 면제되었다는 사실이 기분 좋았지만, "연회비 때문에 불편하셨..." 이라는 말이 참 기억에 오래 남았고, 흥미로웠고, 좀 이상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옆자리 앉아있던 직원과 대화를 했습니다. 저한테 "연회비 면제 받으신 거에요?" 하더군요. "허허... 그러게... 이거 참... 이렇게 연락하지 않았으면 연회비 XX원 그냥 내고 카드 썼을 거 아냐? 이렇게 면제 받는 사람, 그냥 내는 사람 비율이 어떻게 될까?"

좀 허탈하군요. 계속 그 카드를 사용하게 되면 내년 이맘 때에도 전화를 다시 해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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