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찰차 경차 도입에 찬성

2009. 3. 25. 10:27읽든지 말든지

(한국일보)"1600cc 순찰차도 위엄 안서는데 경차라니"?

"작은 경차를 타고 순찰을 하면 경찰을 우습게 보지 않을까 걱정된다"
죄를 지은 사람들은 경찰을 우습게 보지 않습니다. 죄를 짓지 않은 사람들이 경찰을 우습게 보는 경우는 "에이 존만한 차 타고 다니니까 우습네?" 하는 게 아니라, 경찰 분들이 가끔 이상한 잣대를 들이대시니 우습게 생각하는 게 아닌지 한번 고민해 보셔야 할 거에요.

"현재 1,600㏄급 순찰차로도 위엄이 서지 않는데…"
위엄? 경찰이라는 게 위엄이 서야 하는 직업인가요? 어... 범죄자들 앞에서는 위엄이 서야겠군요. 그럼 수정, 모든 시민들 앞에서 위엄이 서야 하는 건가요? 국민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겠다며 만든 포돌이 캐릭터는 어쩌시고요... 앞서 언급했다시피,죄를 지은 분들은 경찰이 50cc 스쿠터만 타고 나타나도 겁을 먹을 겁니다. 우리나라가 어디 미국 마이애미 정도 무서운 동네인 가요? 드라마 CSI 과학수사대의 호레이쇼반장처럼 험머 정도 끌고 다니면 위엄이 서게 될까요?

"경차의 승차감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비좁은 실내 때문에 호송에도 문제가 있을 것"
이건 제가 할 말이 좀 많습니다. 아아 경찰차 뒷좌석 정말 좁습니다. 예전에 한 번 타 봤습니다. 어? 죄를 지었냐고요? 30대 중반의 나이에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사람 있겠습니까, 무단횡단으로 1번, 담배꽁초 무단 투척으로 1번, 벌금 내 봤고, 어릴 적엔 술 먹고 노래 부르다가 고성방가로 파출소 한 번 끌려간 적 있죠. 그런데 그거 말고, 한번은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느낌이 꼭 소매치기를 당한 것 같아 112에 신고를 했습니다. 신고받고 달려온 경찰차, 경찰 2명. 준중형차 였습니다. GM대우의 라세티. 일단 뒤에 타고 파출소로 가서 뭐 좀 작성하자고 하더군요. 뒷자리 탔습니다. ㅆㅂ 무릎이 안 들어가. 보니까, 운전석, 조수석 모두 최대한 뒤로 밀어놓고(운전하는 경찰분은 악셀, 브레이크, 클러치 밟을 수 있을까 몰라) 안전벨트 따윈 걸치지도 않고 다리 꼬고 의자도 거의 눕다시피 밀어놓고.... 범죄자도 아닌데 사람 뒤에 태우면서... 속이 부글부글 하더군요. 그 당시 디스크 때문에 허리도 별로 안 좋은 상태였거든요. 풋, 비좁은 실내 때문에 호송에 문제? 호송에 문제? 문제? 응? 뭐? 모래반지 빵야빵야.

경찰분들, 경차 도입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좁은 시내 골목골목 누비면서 순찰돌면 치안도 더 강화되고, 차라리, "경차로 바꿈으로서 유지비 이런 거 아끼게 되면 그 차액으로 경찰들의 복리후생에 더 신경 좀 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뭐 이런 걸 주장하셔야 하는 거 아닌지. 아, 하지만, 고속도로 순찰대 이런 쪽에서 달리기 성능이 좋은 큰 차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선 반대하지 않아요. 아, 기사 내용은 "순찰차" 얘기였구나... 아무튼, 위엄이 어쩌고 우습게 보네 어쩌고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의 의견은 아닐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기사에 보면 설문조사 결과 경차도입을 반대하는 의견이 70% 라고는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경차 도입에 찬성하는 분이 30%나 된다는 이야기니까요, 직급 좀 높은 분들이 "자자, 우리가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직업 아니냐, 순찰차에 경차를 도입하면 이미지도 좋아지고, 유지비도 아낄 수 있고 좋은거다 우리 모두 동참해 보자..." 라고 독려해 주시면 안될까요?

짤방 1. CSI 마이애미의 호레이쇼 반장(호라시오? 아무튼)

짤방 2. CSI 마이애미에서 과학수사대 직원들이 타고 다니는 Hummer H2 기름먹는 괴물

짤방 3. 역시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진짜 마이애미 CSI 대원들이 타고다니는 봉고틱한...(출처 : flickr)

2009년 3월 26일 추가
써 놓고 보니 어찌보면 인생의 오점이라 볼 수 있는 제 "범죄행각" 까지 까발렸네요. 아오 부끄러워라... 저 내용 내리고 싶지만, 부끄러운 것도 이미 읽혔다면 지우는 거 자체는 더 부끄러운 일이 될 법하여 그대로 둡니다. 단, 좀 수정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30대 중반의 나이에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사람 있겠습니까,] 이 부분입니다. 정말 소소한 법규위반 한 번 저지르지 않고 성실히 살아가시는 분들께 죄송합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겠지만, 그래도 부끄럼이 좀 있는 사람도 꽤 많이 있을 것입니다.] 정도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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