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연하고 재기 발랄한 우리의 네티즌

2009. 4. 3. 22:02읽든지 말든지

개인적으로 누리꾼 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한글이 과학적이며 자랑스럽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뭔가 어거지로 끼워 맞춘 듯한 느낌이 들어서 그냥 예전 용어인 네티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링크 건 위키 백과에서도 누리꾼이라고 사용하는 것에 대해 초기에 반발이 있었지만... 라고 나와있군요. 저는 아직 반발이 있습니다.

아무튼,
조선일보 기사(왜 또 조선일보.. 사실, 기사는 야후! 코리아에서 봤어요) "북한 TV, 정대세 헤딩슛 노골 인정" 이라는 걸 봤습니다. 괄호 안에서 밝혔듯이 저는 야후! 코리아에서 이 기사를 읽었는데, 이런 댓글이 있더군요.

화면캡쳐
푸하하하하 정말 빵 터졌습니다. 클릭하기 싫은 분들을 위해, 그대로 옮겨 오자면,
이 간나들이 돌았나....이운재의 당시 팔 위치로는 공이 라인 안으로 들어온 후에 처낼수 밖에 없었다...슬로비디오 다시 잘 돌려 보라우....
정말 재치있고 의연한 댓글 입니다. 엉? 혹시 북한 사람이 쓴 댓글인가? 아니겠죠 설마, 아무튼, 북한 사투리를 섞어가며 쓴 댓글의 내용이 일품입니다.

사실, 정대세의 헤딩 슛은 많은 논란이 있었죠. 저도 실시간으로 TV 중계를 보긴 했는데, 다음날 이런 논란이 있는 걸 보고, 동영상을 봤지만, 별 문제가 없는 듯 보였어요. 그런데, 이런 캡쳐 이미지가 돌더군요.

아... 우선 제 생각을 이야기 하자면,
카메라 각도를 고려해야하긴 하지만, 원래는 골 인정을 해야 하는 것이 맞을 것 같고요, 이것을 골로 인정하지 않은 심판의 오심 때문에 골이 안 되긴 했지만, 경기를 볼 당시, 심판보다는 더 가까웠을지도 모를 카메라로 본 저로서도 그냥 심드렁하게 지나갈 정도였으니, 그러한 오심을 한 것이 문제가 된다고 보진 않습니다. 그런 생각도 들어요, '에휴... 운재형... 그냥 좀 더 빨리 쳐내든가, 아님 그냥 골 먹든가 하지...(이건 돌 맞을 얘긴가요? 그냥 이 내용 가지고 아웅다웅하는 현실이 좀 그래서요. 한골 먹고, 우리가 두 골 넣고 해서 결과가 2:1 이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여기에선 좀 겁이 나는 군요. 이 글을 쓰는 저로선 의견 피력하는 게 보시는 분들 의견과 맞지 않아 심기를 불편하게 해 드리는 건 아닌지 좀 두렵습니다. 박지성 선수처럼  "경기는 이미 끝났다." 하고 쿨하게 한 마디 하는 대범함이 부러워요.

그리고, 몇몇 찌라시들이 괜히 자극하는 내용을 내보였는데(특히 어제 나온 기사인 "WBC 일본 욕할 자격없다"-머니투데이) 사실, "편파판정" 과 "오심" 은 다른 것입니다. 아, 다른 것이라기 보다는 오심은 실수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라면, 편파판정은 악랄한, 나쁜 짓이 잖아요.  제가 야구를 잘 몰라서 그런지 몰라도, WBC 결승전에서 편파 판정이 있었다거나 오심이 있었다거나, 일본 욕한 적이 없거든요. 그리고, 우리나라 국민들 대부분, 임창용 탓하는 분들이 조금 있었고, 그냥 아쉽다.. 정도의 여론이었던 것 같은데, 이 기자분은 왜 가만히 있는 우리 국민들을 씹냐고요.(물론, 기사 내용을 보면 네티즌 의견 중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 이지만, 아무튼 이 기자는 저 말을 타이틀로 뽑았거든요.)

에그... 네티즌 보다 쿨하지 못한 기자여...

이겼으니 이런 말 편하게 하는 것이겠지만, 월드컵, 북한과 우리가 같이 본선에 나가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같이 16강 진출해서 뭐 올라가다가 또 만나면 그것도 재미있을 것 같고요.

그나저나 정대세 식중독이 걱정되네. 아직도 아프다던데.
그리고, 북한 골키퍼 리명국 선수. 저 선수 신고 있는 축구화, 아디다스 작년, 그러니까 출시는 재작년 모델이에요. 예전 시합에서도 신고 나왔던 것 같은데, 북한은 좀 군사력 증강에 쓸 돈 있으면 저 부실한 골키퍼 살도 좀 찌워주고, 축구화도 좀 사 주지...

'읽든지 말든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유 부끄러워.  (0) 2009.04.07
군대에서 맞은 이야기, 때린 이야기  (0) 2009.04.02
"배우" 문정희 웨딩사진  (0) 2009.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