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만 봉?

2009. 5. 20. 16:00읽든지 말든지

기사 : 직장인만 봉?(파이낸셜 뉴스)

해당 기사는 저기 저 기사 출처가 아닌 야후!코리아에서 먼저 접했습니다. 기사를 읽을 때에는 네티즌들의 반응이 더 재미있어서 댓글을 좀 읽어보는 편인데요, 최대 관심을 받은 댓글이 인상에 남습니다.

강부자들에게 1만원은 돈도 아니니까.. 지지율 낮은 허접 직장인 주머니 털어서 적은 비용으로 상인들에게 인심 얻어 지지율이나 올려보자 뭐 이런거 아니겠어요??

제 생각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지지율을 올리려면 직장인들의 지지율도 무시 못할 것인데, 현 정부와 개정안을 발의한 한나라당(김용태 의원 발의)에서 소상공인들의 지지율을 얻고자 저런 일을 벌이는 건 아닐 겁니다. 사실, 담배 한 갑 사면서 카드를 내밀기에는 좀 미안하긴 합니다. 카드사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를 제외하고도 대규모 체인을 갖고 있는 편의점 등등(그런 곳에서는 인터넷 회선으로 결제 승인을 하기 때문에 전화비 걱정은 좀 덜 하다고 합니다.)을 제외하고는 조그마한 편의점 또는 식당에서는 카드를 한 번 긋게 되면 전화비도 지출하게 되지요. 실제로, 우리 회사 직원이 편의점에서 담배 두 갑을 사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이런 거 까지 카드를 긋게 되면 전화비/수수료 빼면 남는 게 없다, 게다가 간혹 한 갑 사면서 카드를 내미는 손님이 있는데, 그 경우엔 전화비/수수료를 제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장사다." 뭐 장사꾼의 "남는 게 없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라는 말은 있지만, 실제로 저런 말씀을 하셨고, 손해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익이 덜 나는 건 사실일 겁니다.

앞서 이야기 한 건 자영업자 편을 들어서 이야기 한 것이고, 그 반대의 이야기를 좀 하자면, 이런 겁니다. 차라리 탈세를 하기 위해 카드를 받지 않는다 라고 솔직하게 말씀하시라는 거죠. 참내 어이가 없어서. 가끔가다 어떤 분들은 현금영수증 처리도 해 주질 않습니다. 사실 현금영수증 처리도 전화비가 나가는 건 맞겠죠. 하지만 이야기 하면서 뭐가 복잡하고 전화비도 나가고 어쩌고 하는 것 보다는 솔직하게 그냥 "이걸 현금영수증 처리하게 되면 세금을 내야 하는 데, 이 부분은 좀 내가 빠져나가고 싶어요. 대신 5%정도 싸게 줄 테니 현금영수증은 처리하지 않는 걸로 칩시다." 라고 하든가 말이죠. 엉? 이건 또 불법 탈세 뭐 그런 걸 조장하는 글이 되는 건가요? 에둘러 말하는 게 괘씸하다 이겁니다.

제 치과 치료의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상담하는 직원이 따로 와서 "이건 얼마 이건 얼마 해서 얼마 되겠습니다." 라고 하시길래, 제가 "카드로 하면..." 이라고 말 꺼내기가 무섭게 "이건 현금가 입니다. 카드로 하면 좀 더 비싸.." 라고 말 끝나기도 전에 제가 "그럼, 현금영수..." 라고 말 끝나기도 전에 상담직원은 "그러면 더 비싸..." 하면 별 도리 없어요. "네, 현금으로 할게요. 들고오긴 뭐하고 인터넷 뱅킹으로 넣을게요." 하고 상담이 끝나죠. 병원이 좀 심해요. 괜히 진상 부렸다가 괜히 잘 해줄 거 한번 고생해봐라 해꼬지 할 까봐 두려워서 잠자코 순응하게 되지요.

써 놓고 보니 치과 이야기는 좀 주제에서 벗어난 것 같군요. 제가 뭐 은둔자도 아니고, 주변에는 직장인도 있으시고, 자영업자도, 앞서 말한 의사(MD)도 있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을 편들기엔 좀 뭐한 감이 있습니다. 이건 마치 정치적 성향하고도 비슷하죠. 제 친한 친구 그룹엔 저 처럼 노빠도 있고, 아직도 민노당빠도 있으며, 박근혜빠, 그리고 MB빠도 있고 참 다양한 사람들이 많죠. 어쨌거나, 차라리 그런 소액 결제 거부 허용 그런 생각 보다는 차라리 이런 방법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여러가지 좋은 방법이 있겠지만, 이쪽 저쪽 사정을 감안하면 이거 두 가지만 지켜진다면 뭔가 좀 해결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1. 카드 결제나 현금 영수증 처리시 통화료는 각각 카드사나 국세청이 부담한다.
2. 소액 결제로 인해 카드 결제 거부시 해당 품목의 원가와 카드사로 빠져나가는 수수료 공개.

먼저 첫번째 항목은, 일단은 자영업자들로부터 소비자가 "통화료가 너무 부담이 된다"라는 말을 듣지 않을 수 있어요. 솔직히 내가 물건을 사 주면서 왜 가게 주인으로부터 저런 하소연을 들으며 미안해 해야 하는 건가요. 통화료 자체를 카드사와 국세청으로 돌리게 되면 자영업자는 아쉬운 소리 안 해도 되고, 소비자는 괜스레 미안한 마음 안 가져도 되겠죠.

그리고, 두번째 항목은, 저도 직장인, 월급쟁이 이지만, 소액 결제를 카드로 하게 되면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이거 혹시 이 사람 손해보면서 팔게 되는 것 아닌가 해서 말이죠. 그러니까, 공신력 있는 도표를 보여주면서 매입 원가가 얼마고, 이걸 카드로 결제했을 시 수수료가 얼마 이기 때문에 마진이 남지 않는다.(또는 얼마 남지 않는다.) 이해해 달라 하고 제시할 수 있을테니까요. 무조건 "그거 카드로 결제하면 우린 남는게 없다 손해다!" 라는 작은 가게, 식당 주인의... 엉? 식당... 원가를 뽑아내기에 좀 문제가 있겠네요. 음... 그래도 쓴 거니까 지우기는 아깝고, 두번째 항목은 그냥 없던 얘기로...  용서해 주십쇼 굽신굽신.

아무튼, 첫번째 항목만이라도 실행이 된다면, 그나마 제목처럼 "직장인만 봉?" 하는 생각은 안 갖게 될 것 같습니다. 적어도 내 지출에 대한 증빙의 요구를 할 땐 당당해 질 테니까요.

다 써 놓고 보니 국세청 편만 들어준 것 같은 생각이... -_-;;;

부들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