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것인지 아닌지

2009. 6. 4. 18:00읽든지 말든지

잠을 잘 못 잡니다. 어릴 적 부터 그랬습니다.(전두환 시절 부터 그랬으니 정치적 문제는 아닙니다. ^^;;) 요즘 어딜 좀 다쳐서 물리치료를 다니는데, 점심 식사를 하고 병원에 가서 누워 있으면 밤잠은 적어도 낮잠은 좋아하는 저는 좀 잘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다닙니다.

저처럼 잠을 잘 못 자는 사람들은(일반화 시키는 건 아닙니다. 일단 제 경우), 가수면을 합니다. 이게 좀 웃긴게, 작은 소리나 인기척이 있으면 다 느낍니다. 느끼지만, 아, 이게 내가 깨어나야 하는 신호이다 라는 걸 느끼지 않을 경우, 그냥 계속해서 그 가수면 상태에 있습니다.(아침잠이 많아서 일어나지 못하는 것 과는 좀 다릅니다.) 어떤 상태인가 하면, 아... 내가 지금 잠을 자는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말똥말똥 들면서도, 어느 순간에는 의식을 놓칩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이 (예를 들자면 병원 치료실 병상) 그대로 꿈으로 들어왔는지 일상생활과 비슷합니다. 그러다가 아.. 내가 지금은 잠이 든 것 같다.. 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 번쩍- 잠이 깬 듯 아닌 듯. 그런 상태가 지속됩니다.

어릴 적, 요술공주 밍키... 아마 그럴 겁니다. 그 만화를 보는데, 주인공의 어머니가 잠이 들어서 깨어나지 않는 겁니다. 밍키는(쓰다보니 밍키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만, 일단은 밍키라 치고 - 천사소녀 새롬이 일지도..) 지금 어머니가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 현상이 "꿈 속에서 이게 꿈이라는 걸 인지해버렸다" 라고 판단을 합니다. 꿈 속에서 꿈이라고 인지를 해 버리게 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요? 다들 그런 경험은 하셨을 거지만, 꿈 속에서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면 그 일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좋은 일도 마찬가지. 그러니까, 내가 생각하는 방향(원하는 방향과는 좀 다릅니다. 아무튼 예상하는 대로)으로 사건이 진행됩니다. 밍키의 어머니는 꿈 속에서 꿈이라는 걸 인지하고는 모든 것을 자신의 마음대로 하며, 잠에서 깨어나지 않도록 조종하기에까지 이르른 것입니다. 결말이야 결국 어머니를 잠에서 깨우지만, 밍키는 꿈에서 깨지 않으려는 어머니의 방해로 엄청난 고생을 하죠. 어떤 방법으로 잠에서 깨어나게 되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납니다만.

실제로 꿈에서 그게 꿈이라는 걸 인지하더라도, 깨지 말아야지... 하는 것이 가능하리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아니 혹시 가능하더라도 깨어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하는 분이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그 만화를 보고 그에 대한(꿈에서 모든 사건을 조종하는)것을 알게된 저는, 커서 로또를 사 놓고 잠을 잘 자서 꿈 속에 돌아가신 조상님을 등장시키고 로또 번호 6개를 말씀하시도록 유도하는 데 성공합니다. "빙고!" 하면서 깨어났죠.






하지만, 그거 아시죠? 꿈에서 일어난 일은 모두가 흐릿하다는 거. 조상님께서 불러주신 6개의 번호 중, 깨어난 후 까지 기억나는 건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후, 여러 번 시도해 보았으나 중복 번호를 불러주신다던가, 그런 일도 몇 번 있었고, 최후에는 불러주시는 번호 자체도 내 스스로 지정한 번호라는 걸 깨달은 후로는 시도하지 않습니다. 그런 식으로 꿈을 조절 하면서 잔다는 건 상당히 피곤하거든요.

요술공주 밍키의 등장인물들 : 변신 후가 훨씬 섹시한데 말이죠. 엄마는 누구?
* 밍키는 붉은 머리, 새롬이는 파란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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