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주말에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 보셨어요? 이거 혹시 기아차에서 태클이 들어올 수 있지만, 어차피 다 방영된 것이기에 까놓고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기아차의 로체 이노베이션이었죠. 방송에서는 해당 택시의 로고(자동차회사) 앞 모습을 모자이크(가 아니고 뿌옇게, 그걸 뭐라고 하죠?) 처리 하는 등 가리려는 노력을 했지만, 역시 SBS 는 대인배. "같은 차종으로 테스트를 해 보았습니다." 라며 멀쩡한 로체의 전체 모습을 잘 보여주더군요.

한티역 택시사고의 진실은? ‘그것이 알고싶다’ 14.7% 높은 관심-JOINS

기사 내용에서...
차량에 전자장치와 센서 등이 늘어나면서 발생하기 시작한 차량 급발진은 시동을 걸고 출발할 때 주로 발생하지만 최근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례에서는 주행 중에도 나타나고 있다. 한 정비사는 "1차 충돌 사고 직후 스로틀 밸브(흡입되는 공기의 양을 조절하는 엔진의 한 부품)의 손상으로 급발진(가속)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로체 이노베이션을 까려는 거 아닙니다. 급발진에 대한 논란도 상당히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 엔진의 힘(토크)으로는 브레이크의 마찰력을 이길 수 없다. 때문에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꽉) 밟고 있는데 차량이 치고 나간다는 건 있을 수 없다." 라는 이야기로, 설득력 있는 주장이라는 힘을 얻고 있습니다. 기사 내용의 한 부분을 따서 넣어둔 이유는, 뒷 부분에 보면, "1차 충돌 사고 직후 스로틀 밸브(흡입되는 공기의 양을 조절하는 엔진의 한 부품)의 손상으로 급발진(가속)이 일어날 수 있다" 라고 나오죠. 이거 무서운 이야기 입니다. 기사에서는 자세히 나오지 않았지만,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을 보신 분들은 한 가지 부가 내용을 보셨을 겁니다. 스로틀 밸브가 예전 차량에서는 추돌/충돌 사고에 대비해서 뒷쪽에 달려 있었는데, 요즘 나오는 차량은 이런저런(연비 등) 개선 문제로 인해 앞 쪽, 그러니까 라디에이터 그릴 바로 뒤에 있기 때문에 전면에 어느 정도의 충격을 받게 되면, ECU에 의해 컨트롤 되지 않는, 즉, 수동식으로 악셀레이터를 밟아야지만 열리는 스로틀 밸브가 열린 상태(풀스로틀)로 고정되어버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

즉, 엔진이 힘을 얻는 건(저도 방송 보고 알았음), 악셀레이터를 밟음으로서 공기가 유입되고, ECU가 공기의 유입이 판단되면 연료를 분사시켜 엔진을 작동시킨다(그 4행정 스트로크 인가요? 흡입, 압축, 연소, 배기 아무튼)... 라고 하는데요. 맨 앞 단계, 운전자가 악셀레이터를 밟지 않았는데도 공기 유입이 그냥 막 된다면 정말 당황스럽고 대책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좀 무서워요.

그런데, 방송에서 비용문제가 있기는 하겠지만, 전면부에 좀 충격을 줘서 스로틀 밸브가 열린 상태로 고정되어버리는지 여부도 체크해 줬으면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로체 이노베이션 뿐만 아니라 형평성을 위해 다른 회사의 다른 차량도 확인해 보시지 그러셨어요... 괜스레 기아차는 급발진 여부를 떠나 큰 타격을 입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급발진에 대해 하나 더 드는 생각, 스로틀 밸브의 손상이든 알 수 없는 ECU 의 오류이든지 간에, 급발진의 경우, 기어를 P(Parking)에다 놓으면 엔진의 힘이 구동축에 전달되지 않으니까 이런 사고는 안 났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잠깐 듭니다. 제 차는 수동이라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예전에 오토미션으로 운전 배울 때에 내리막에서 긴장해서 악셀레이터를 브레이크로 착각하고 밟고 그냥 막 달린 적이 있는데 다행히도 옆에 있던 분이 P로 덜커덕- 하고 변속(이라기 보다는 변환? 인가요?)해 주셔서 죽을 뻔 하다 살아난 적이 있거든요. 물론, 갑작스레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가 막 달려나가는 믿을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났(을 수 있)고, 동승했던 승객 두 분도 운전면허가 없는 여자분들이었다고 하니 자동 기어를 P로 놓는다거나 할 겨를이 없었을 겁니다.
* 제 경우 멈추기 전, 그러니가 P로 넣기 전에 사이드브레이크도 당긴 상태였습니다. 댓글로 반론을 제기하신 분이 있어 제 글이 부실한 것 같아 좀 덧붙입니다.. - 7월24일 추가

주행중 P로 기어변속을 하면? 동영상입니다. 용감하군요. - 이 역시 7월24일 추가
(앞부분에서는 R로, 뒷부분에서는 P로 넣습니다. 둘 다 차는 천천히 멈춰섭니다.)

결론이야 어찌됐건, 돌아가신 택시 기사님과 승객 두 분의 명복을 빕니다.  이건 좀 확실히 밝혀지고 해결되었으면 좋겠어요.

* 기사에서는 트로틀바디 라고 나와 있는데 "스로틀밸브(Throttle Valve)"가 맞는 것 같아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