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엠대우의 행보

2010. 4. 23. 15:50자동차

최근 지엠대우의 행보가 (예전부터 관심있던 사람들에겐) 주목받고 있습니다. 모든 이슈에 대해 내리는 결론은 대부분 "먹튀(먹고 튄다)" 이야기 인데요. 예전에 겪었던 쌍용차 문제에서도 겁을 먹은 우리 국민들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쌍용차 처럼 지엠이 우리나라에서 단물 쏙- 빼 먹고 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는 말 입니다.

혹시라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크게 다음과 같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1. 국내에서 자사 차량 판매를 하던 대우자동차판매와 결별했습니다.
2. 대우 출신 임원 2명이 포함된 3명의 한국인 임원을 해임했습니다.
3. "대우"라는 명칭을 버리고 시보레로 브랜드를 교체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각각의 내용해 해당하는 기사 링크 입니다.(각 이슈별로 링크는 하나씩 입니다. 이 글에 관심 갖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시면 검색해 보세요.)
GM대우, 대우자판과도 결별 - 경향닷컴
GM대우'대우 출신' 임원 2명 해임 - 한국일보
GM대우, 브랜드 `시보레`로 확정 - 한국경제

우선, 대우차판매와 결별에 대해서.
일개 개인에 대해 좋지 않은 소리를 하는 것도 좀 딴지 걸릴 각오를 해야 하는데, 수많은 직원이 딸린 어려움에 처한 회사에 대해 쓴소리를 하는 건 좀 두렵기도 합니다.(대우자판은 현재 워크아웃이 진행중입니다.) 우선은 지엠대우와 대우자판이 다른 회사라는 것을 모르는 분들도 꽤 있더군요. GM대우라는 회사를 보고 대우자판의 주식에 투자했다는 분들도 하나 둘 나타나고 있고요. 어쨌거나 두 회사는 다른 회사이고, 대우자판의 경우에는 건설업에도 발을 들여놓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대우 푸르지오 아파트는 대우 건설에서 지은 아파트이고, 대우 이안 아파트는 대우자판에서 지은 아파트 입니다. 대우건설과 대우자판 또한 다른 회사이죠.
이번 결별에 따라 대우자판과 그 직원들은 지엠대우가 슬슬 먹튀 수순을 밟고 있다며 시위도 하고, 대우자판 대리점에는 근조 리본을 달아놓기도 하고, 지엠대우의 경차인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차량을 부수는 퍼포먼스도 펼치는 등 초반에 반발이 심했습니다. 저 또한 그 기사를 처음 접했을 때에는 그래도 지엠대우가 남아서 현대/기아차의 독주에 좀 제동을 걸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기 때문에 아이고, 이놈들이 이제 먹고 튈려고 준비를 하는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속을 까 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사실 어느 쪽에서 언론 플레이를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 동안 대우자판에서는 차량 판매 대금을 제 때에 생산자인 지엠대우측에 지급하지 않는 등 금전적인 손실을 많이 끼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도 회사 이름에 "자동차 판매"라고 들어 있는데, 건설업까지 병행한다라는 것은 이쪽의 자금을 가지고 저 쪽에 보태주는 등의 장난을 치지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 봅니다.
기어이 이런 기사도 떴습니다.
대우버스 "대우차판매 못믿겠다"..법적대응 검토 - 이데일리
이 상황을 대우자판 쪽에서 지엠대우가 우리와의 계약을 종료하는 바람에 도미노현상으로 이렇게 어려워진거다라고 나온다면 내부사정을 제대로 모르는 저로서는 뭐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아무튼 문제가 좀 있는 회사로 보여집니다.

두번째, 한국인 임원 3명(2명 대우 출신)을 해임한 건.
저도 일개 회사에 봉급쟁이로 다니고 있지만, 임원들은 언제든지 교체될 여지가 있는 자리 입니다. 말하자면 고액 연봉을 받는 계약직이라고 할까요? 해임된 임원들이 능력 뭐 그런거에 관계없이 말 그대로 아카몬 지엠대우 사장의 마음에 안 들었거나 지엠대우가 먹튀하기 위해서 해임한 거 아니냐라고 하면 또 할 말이 없지만, 이 사실을 가지고 또 물고 늘어지는 건 좀 치사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지엠대우는 곧바로 3명을 다른 임원들로 채워놓았죠. 한국인 2명, 외국인 1명 입니다.
GM대우, 부사장 세 명 승진 발령-오토타임즈

세번째, 시보레 브랜드로의 교체.
이건 좀 저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노조에서는 극구 반대하는 것 같더군요. 그런데 꽤 많은 분들이(구매자 위주) 기존의 대우 브랜드가 좋지 않았다며 환영하고 있어요. 제가 반대하는 이유는 브랜드 교체에 찬성하는 사람들(아카몬 사장 포함)의 그 이유가 납득이 가질 않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지엠대우 차를 출고하는 사람들 중 대다수가 시보레로 엠블렘을 교체하고 있다는 둥, 지엠대우의 돼지코 마크는 멋이 없다는 둥 뭐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반면에 반대하는 분들께 먹튀 관련해서는 브랜드 교체한다고 해서 먹튀인가요? 지엠대우는 원래 지엠의 자회사에 지나지 않습니다. 브랜드 교체를 하건 말건(다시 얘기하지만, 브랜드 교체 자체는 저도 싫어요), 그건 돈 좀 더 잘 벌어보겠다는 경영진의 판단으로만 봐야하는 것이지 그걸 갖고 먹튀 어쩌고 하는 것 또한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쓰고보니 제가 지엠대우 직원도 아니고 차도 현대차를 끌고 다니는 주제에 이렇게 오지랖 넓게 지엠대우를 빨아준 꼴이네요. 대충 요약하자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여러가지 일들을 굳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지엠대우는 어차피 외국 회사이고, GNP보다는 GDP가 더 중요한 요즘(미국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이 돈을 벌어 외국에서 소비하면 그 돌고 도는 돈은 우리나라 경제가 도움이 될지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지 생각해 보면 단순해집니다.) 물론 지엠대우의 수익이 GM본사로도 가긴 하지만, 월급 받는 지엠대우 직원들, 그리고 지엠대우에 부품을 공급하는 우리나라의 중소 업체들을 생각하면 외국계 회사도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씨바 이렇게까지 썼는데 지엠대우가 먹튀하면 어쩌죠? 그럼 저 개인적으론 '이 새끼들... 난 뭐가되니...'할 수밖에 없을까요? 아오 걱정되네.

먹튀가 아니라는 지엠대우의 주장 (제이 쿠니(GM대우 홍보 및 대외협력 부문 총괄 부사장)
- 최근 언론 보도 관련, 몇 가지 잘못된 통념을 바로 잡고 싶습니다

참, 덧붙여, 시보레 브랜드 건.
아마도 시보레 브랜드로 교체를 한다라고 하면, 그에 따른 로열티가 지엠 본사로 들어가게 될 겁니다. 그것 또한 브랜드 교체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이고요. 그래서 제가 생각했던 방식은, 바로 옵션으로 처리하는 거였어요. "시보레 드레스업-500,000원" 이런 식으로 차량 가격표에 써 놓는 것이죠. 어차피 윈스톰, 라세티프리미어, 마티즈크리에이티브 등 지엠대우에서 생산하는 차량들은 각 국가별로 브랜드가 따로 나가니, 좀 더 확장하자면, 호주에서도 홀덴 캡티바(윈스톰) 말고 시보레 캡티바, 지엠대우 윈스톰(글쎄 이걸로 교체할 사람이 있으려나)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좀 오버한 건가.. -_-;;

지엠대우는 파워트레인 좀 개선해서 연비도 높이고 좀 그랬으면 하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