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이야기

2008. 8. 22. 11:50읽든지 말든지

직장 이야기. 소장 대장 등이 아닌 직업, 회사 뭐 그런 직장.
7년 넘게 한 직장에 다니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2008년 8월 22일 기준 91개월, 2789일 동안 근무하고 있다.

어제 직장 동료들(상급자/하급자 포함)과 회식을 했는데, 대화 도중 내 근무 일수를 보며 현 직장에 만족하는 지를 묻기에 평범한 월급쟁이인 나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게 되었다.

다른 직장을 다녀본 적이 없다. 대학을 졸업하고 꽤 많은 친구들은 뭐 공부를 더 한다, 해외 어학 연수를 간다 등등 조금 더 자신의 값어치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려는 의지를 보였으며, 그렇지 않고 직장을 구하는 친구들 또한 경제적 문제 때문에 더 공부하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취업을 하는 애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내 경우는 조금 이상한 게, 경제적인 문제는 거의 없었지만, 부모님도 워낙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는 그대로 내버려두시는 편이었고, 나 또한 내 스스로 돈을 벌어 갖고 싶은 것도 사고, 뭐 돈도 좀 모으고 그렇게 살고 싶어서 취업을 택했다.(형은 박사까지 공부해서 지금은 잘 되고 있다. 공부하는 동안은 힘들었지만, 다행이다.)

현 직장에 만족하는지데 대해 쓰다 보니 엇나갔는데, 일단은 뭐 다른 직장을 다녀본 적이 없기에 다른 어떤 좋은 직장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야근도 자주 하고 뭐 그렇고, 가끔 지루한 나날도 있지만, 난 현 직장이 마음에 든다... 라고 쓰니까 좀 기분이 않좋네. 우리 회사를 좋게 말하는 것 같아서리... 내 마인드가 좋기 때문에(잘난척이 아니라) 현 직장에 만족한다 라고 하고 싶다. 직업이라는 건 약간의 불만이 없으면 나 자신과 회사의 발전도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졸업 당시 대학원을 택하지 않고 취업을 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가 라고 물은신다면, 답은 네, 후회합니다. 이다. 이 현상이 이상한 건지 아니면 제대로 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회사의 임원진은 모두 대학원 공부까지 마친 사람들이고, 은근히 석사 출신들이 승진도 잘 되는 것 같다. 내가 직접 당한 건 없지만(나와 동기, 늦게 입사한 직원들 중 나보다 상급자는 없기에), 앞으로 닥쳐올 승진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야간에 대학원을 나가는 직원들이 늘고 있고, 4년제 대학을 나오지 못한 직원들 역시 야간대학, 방통대 등등으로 학사 학위를 따고 있다. 특히나 학사학위조차 없는 직원들의 경우에는 승진 등등에 대한 차별이 더욱 확연하게 드러나기 때문으로 본다. 아무튼, 난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석사학위를 따지 않은 것에 대해 약간 후회를 하고 있다. "그럼 지금이라도 하면 되지 않느냐, 아직 늦지 않았어" 라고 한다면, 머리가 굳어서, 또 내가 꽤나 게으른 사람이기 때문에,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집에 있는 PS2 게임도 씨발 몇 개월에 한 번 할 수 있을 정도로 정신없는 생활에 시간을 쪼개어 공부하기는 귀찮다. 결국은 귀찮음이 석사학위에 대한 열망을 이겨버린 것이다. 대단한 거다. 귀찮다는 건.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 한 가지 더.
앞서 언급했던, 현 직장에 대한 약간의 불만은 있어야 한다라고 했지만, 불만이 과한 사람이 직장생활을 오래 하는 것을 못 보았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정말 100% 공감이 가는 말이다. 회의 같은 거 할 때 보면, 우리 팀의 회의는 주로 일복이 터졌을 때 하게 되는데, 뭐 언제부터 언제까지는 우리 모두 야근을 몇시까지는 의무적으로 하자 라는 말이 팀장 입에서 나온다. 강제야근이라 하는데, 또한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난 내 일에 만족하고, 좋아하기 때문에, 그리고, 뭐 야근 한다고 졸라 빡세게 야근만 하는 게 아니라 머리가 좀 띵하거나 거시기 하면 인터넷 서핑도 하고 하면 되니까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편이다. 뭐 맨날 야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이 때 꼭 토를 다는 사람들이 있다. 항상 단다. 그 사람은 일찍 퇴근해 봐야 별 할 일도 없는 사람이다. 그냥 야근하는 게 싫다는 거다. 그런 말은 그냥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다른 직원들까지 '아 씨발 부당하게 야근을 시키는 것이었나?' 하는 마음이 들게 만든다. 결국 우리 절이 싫은 그 중은 다른 절로 갔다. 새로운 절이 좋은 절도 아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지금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업무 시간에 나처럼 인터넷 기사나 보고, 야한 사진을 빨리 스크롤 하며 보거나, 인터넷 쇼핑을 하는 등등의 사람 보다는, 그런 쓸데없는 데 시간 허비하지 말고 내 재산 증식에 도움이 되는 주식을 해야지 하면서 허구헌날 주식 그래프를 보고있고, 만들라는 프로그램은 만들지 않고 주식 차트 프로그램이나 만들고 있고, 나처럼(자꾸 잘난척 같다. 아무래도 스스로 작성하는 글이라서 그런가... 그런 잘난척을 배제하려고 자서전을 대필하나보다.) 아름답게 CBS 라디오(기독교 방송이라 껄끄럽긴 하지만, 옛 노래를 많이 틀어줘서 자주 듣는다.)를 듣거나, MP3 음악을 듣거나 하지 않고 항상 주식투자에 대한 강좌 MP3 등등을 듣거나 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도 지긋하게 회사를 다니지 못한다. 가만 생각해 보니 J부장, K부장, Y대리, Y사원 등등 완전히 주식에 정신이 팔려 맨날 그래프만 보던 사람들 모두 자의에 의해 타의에 의해 나갔다.
이런 거 보면, 요즘 한 직장에 오래 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하는데, 회사가 어려워졌거나 능력이 부족하거나 등 뭐 다른 이유가 아니라면 대부분 주식 그래프만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는 개인 적인 의견 하나 더.
난, 주식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펀드에 돈 좀 집어넣었더니 씨발 요즘 주가는 좆같네요.(특정 주가가 아닌 그냥 전체 지수만 본다.)


쓰다보니 쓸데없는 글 길게도 썼네요. 맨날 자동차 사진만 올리다 보니 이런 자작 글도 좀 올리고 싶었다. 솔직히 말해서, 난 높은 직급, 많은 월급 뭐 그런 거에 대한 열망이 부족해서 현 직장에 만족하고 오래 다니는 것일 지도 모르겠다. 현실 안주형... 휴우... 돈 욕심 없다고 해 놓고 거의 매주 로또 3000원씩 사고 있는 난 또라이?
좀 나이 먹으면 사장님한테 가서 임금피크제를 저에게 적용해 주시면 안될까요 헤헤 헤헤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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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방이다! 한방으로 IOC 위원까지 꿰찬 문대성 선수를 보면 역시... 맞는 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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