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우정사이

2009. 4. 16. 10:35읽든지 말든지

생각이 없는 블로그(lezhin)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쿄로리)

* lezhin 은, 레진, 레즈힌 여러가지로 읽고 있는데, "레진"을 많이 사용하고, 자꾸 영타 한타 바꿔가며 쓰기 뭐하니까 "레진"이라고 쓰겠습니다.

수 많은 블로그/사이트를(20여개) 구독하고 있습니다. 많은 게 아닌 건가요? 처음에 제가 실명을 밝히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알리지 않으며 비밀리에 운용하고자 이 블로그를 만들었을 때, 위의 두 분 처럼 어찌보면 그냥 막... 글을 쓰고 그러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 글에 등장하는 "소심"이라는 것 때문에 처음에 생각하던 방향으로 가지 않고 좀 건전(하지는 않은가..)하고 아무튼 덜 하드한 글을 쓰고 있지요.

쿄로리님은 종종 "여자 레진"이라고도 불리웁니다. 쿄로리님을 비롯한 여자분들은 좀 기분 나쁘실 지도 모르겠네요. 레진님을 "남자 쿄로리"라고 불리우지 않는 것이 말이죠. 오늘 글을 올리게 된 이유는, 쿄로리님의 새로운 포스팅 때문입니다. 이거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 나의 인간관계 이야기 1

아무튼, 다른 게 아니라, 가끔 아주 가끔 이 분이 본인 사진도 올리시는데, 외모도 꽤 매력이 있는 분인 듯 합니다.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글빨, 말빨에 더해 저 정도 외모이시면 남녀 모두 호감을 가질 만한 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 대학시절 이야기를 읽고서 좀 뻘쭘해졌습니다. 가서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대충 분위기가 그런 겁니다. 학창시절, 친한 친구들끼리 몰려 다녔습니다. 남녀 이렇게... 그러던 중 남자 친구들 몇 명이 이 분에게 대쉬를 한 거죠. 그냥 편한 술 친구로 알았던 남자애들이 달려드니 꽤 당혹스러우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타이르다가 안 되면 화도 내고 그러셨던 것 같습니다.(아... 이 이야기가 주된 이야기는 아니고, 친한 줄 알았던 친구가 뒤통수 치는 이야기도 쓰셨습니다. 제목 그대로, "인간관계 이야기")

뻘쭘해졌다 하는 건, 제가 저런 경우거든요. 제 와이프는 그냥 "친구"였어요. 중간 중간에 와이프도 저도 각각 애인도 있었고 말이죠. 그런데, 종종 와이프랑 저랑 모두 애인이 없는 기간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시점이 있었습니다. 아하. 그럴 때 마다, 저는 그 친구(지금 마누라)한테 대쉬를 했어요. 조심조심. 초반에는 쿄로리님의 경우처럼 타이름을 받기도 했고, 나중엔 "너 자꾸 이러면 다신 안 본다!" 하면서 혼나기도 하고요 뭐 그렇게 지냈습니다. 제가 좀 더 집요했다면, 정말 다시 안 보게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결국 이렇게 같이 살게 됐습니다.

하나 더 이야기 하자면, 저런 경우 많이 봤습니다. 제 와이프가 그냥 "친구"였으니, 또 다른 여자 친구들도 있었겠죠. 대부분 시집간다 애인 생겼다 하면서 하나 둘 떨어져 나갔으나, 한 친구는 여전히 미혼인 친구가 있는데,(이 친구도 이제 나이먹고 바쁘다 보니 1년에 서너번 만나는 게 다 입니다. 아, 우리 마누라는 그보다는 조금 더 많이 만나죠.) 이 친구하고 가끔 술을 먹으면(아, 제 총각시절 이야기 입니다.), 또 다른 남자애, 그냥 친구로 지내고 싶은 남자애가 자신한테 대쉬한다고, 싫은데 어떻게 거절해야 하냐고 제게 물어온 적이 있어요. 뭐 그런 얘기는 알딸딸하게 취한 다음에 하는 게 대부분이라, 뭐라고 조언해 줬는지 확실히 기억이 안 나지만, 대충 이런 것이었어요. "그래도, 밍박(가명)이 보다는 맨수(가명)가 좀 괜찮은 애다. 나라면 맨수 정도면 받아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라는 대답을 대충 해 준 다음, 제가 궁금한 걸 물었죠. "봉순이(가명. 와이프)도 내가 들이대는 걸 싫어할까? 너 얘기 들어보니까 진짜 싫어하는 거 같은데, 씨바.."하고요. 그런데,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난 너하고 봉순이가 사귀면 존나 좋을 거 같은데?" 하고요. 그 말에 힘을 얻어 계속 밀어붙이다가 결혼했거든요.

밍박이와 맨수는 이미 결혼한지 꽤 됐습니다. 요즘도 가끔 모여서 술먹고 진상 부리죠. 그 친구도 예전처럼 대쉬해 오는 녀석들이 없으니 좀 허전해 보이긴 합니다만... 그런 것 같아요, '그렇게 몇 번 찔러보다가 포기할 주제에...'하는 느낌. 아마 그런 게 서운한 건 아닌가 싶어요.

뭐 그런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