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인 유지 메일에서 느껴지는 내 우유부단.

2007. 10. 22. 17:28읽든지 말든지

요즘 아저씨들 미치는 완다걸즈의 Tell me

도메인 연장 안내 메일이 왔다. 두번째다.
이 도메인을 처음 구매(?)한 것은 어디보자, 2003년 10월이구나...
너도나도 닷컴 닷컴 하며, 어설픈(물론 나도 어설프다.) 네띠앙이니 하이홈이니(그 당시에 하이홈은 가공할 만한 무료용량-50MB-과 채림의 TV 광고등으로 꽤 날렸지...) 하는 입주형 홈페이지를 만들어 놓고, 적당한 도메인을 구매(?)하여 엮어놓고는 했기 때문에, 나도 뭔가를 선점해야 하지 않을까 하여, 우리 와이프(당시에는 애인)의 이름.COM 으로 하나 갖고 있었고, 그걸 계속 유지해 오고 있었다.

해마다 적정비용( 1만원~2만원 )을 결재하고 유지해 왔는데, 그리고, 그 때 마다 연장 안내 메일이 올 때마다 '어이쿠야!' 하면서 재빨리 결재하여 다른 사람들이 뺏아가지 않도록 버텨 왔는데, 올 해에는 좀 고민하게 되었다. 물론, 엮여진 홈페이지 또한 유료 계정으로서, 정말 한 때 날렸던 제로보드도 설치하는 등 열심히 놀았건만....

아무튼, 이번 주말이면 기간 만료다.
내가 생각하기엔, 도메인명이 꽤 괜찮기 때문에, 내가 기간 연장을 하지 않고, 또한 누군가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바로 채갈 수도 있는 도메인이건만, 연장하는 데 비해 열정적이지 못한 나의 열정이 마음에 들지 않아 매우 고민하고 있다.

뭔가를 하다가도 금방 식는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나와 같은 패턴이 일반적인 것인지, 나만 특수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난 이제까지 이런저런 취미생활을 하려고 열정적으로 움직이다가 1~2년 정도면 그 열정이 식어서 그냥 구석에 처박아 놓는 그런 마음에 들지 않는 패턴이었다.
예를 들자면, RF(Range Finder)필름 카메라. 내겐 Minolta Hi-matic 시리즈 필름 카메라가 2 개 있다. 한 때 정말 미쳐서 하이매틱의 하이엔드인 7s-2 까지 구매해보려 했지만(요즘처럼 옥션에 그렇게 쏟아져 나왔다면, 구매했을지 모른다.), 아무튼 Hi-matic E,
Hi-matic F 를 갖고 있고, 저렴하게 구입한 LOMO LC-A 기종도 소장하고 있다. 요즘엔 LOMO 를 제외하고는 모두 팔아버릴까 눈치만 살피고 있다.(내가 구매하던 시절보다 시세가 낮게 형성되어 있어 웅크리고 있고, LOMO 는 그냥, 겉보기에 너무 낡아서 팔더라도 구매한 사람이 기분나빠 할 까봐 일단 심적인 매물 리스트에서는 제외.

어쩌다가 카메라 얘기로 빠졌는데, 아무튼, 홈페이지도 그나마 열정적으로 관리하다가 그냥 시들시들 하고 그랬기 때문에 아무튼, 도메인을 어찌할 지 고민이다. 그냥 호탕한 사람들처럼, "안 입는 옷은 버리거나 수거함에 갖다 놓지 뭐!" 하는 과감함이 내겐 너무 부족하다. 너무 부족하다. 소심. 우유부단.

어떻게 할까. 만약 연장 신청을 한다면, 이 도메인은 집구석에 처박혀 있는 하이매틱, 로모 처럼 그냥 "난 이 도메인을 갖고 있어 헤헤.. 헤헤..." 하는 것 밖에는...

고민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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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안내 메일 From ib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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